마을이야기

제목한로(寒露) 시-장인식
작성자관리자 @ 2013.10.08 15:50:31

한로(寒露) 시-장인식

 


 

  한로(寒露)

 

                     시 ; 장인식

                   사진 ; 안병관


 

귀뚜라미 소리에 뒤척이는 가을 밤

누구나 한번쯤은 시인이 되는 밤

그 밤의 고뇌가 찬 이슬에 젖어

한 잔의 감로주가 그리워짐도 잠시

 


 

벼들은 황금물결 출렁이며 타작을 재촉하고

사과 배 감들은 늦가을 서리전에

귀한 몸 거둬달라고 화려함을 뽐내어

정신없이 바쁜 농부님들 마음 까지 유혹하는데

단풍은 왜 또 가슴저린 색깔로 물들어 오는지

 


 

 

풀들도 제 빛깔을 뿌리로 저장해 내리는 길섶에서

발목 차갑게 이슬 내리는 한로 아침에

나도 잠깐 차가운 영혼이 되고 싶다

결실을 향해 달려 온 열정의 호흡을

찬 이슬 맞으며 이성(理性)을 간추리고 싶다

 


 

 

너무 뜨겁지 않게

너무 차갑지 않게

알맞은 냉정으로 이성이 가다듬어지는

투명한 일상(日常)이고 싶다

한로날 아침 풍경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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