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이야기
옛날 우리는 대가족 제도에서 엄연히 남녀 구분이 뚜렷한 생활을 해 왔다
두 살 터울로 태어난 우리는 안방에서 잠을 자 본 기억이 없고 엄마 옆에서 자본 기억이
없다. 언제서 부터인지 할아버지 옆에서 늘 살아왔다.
어린 시절겨울 밤에 배가 출출해 안방에 들어가 윗목에 차려놓은 찬밥과 자르지 않은
포기김치를 손으로 길게 째서 몇 숟가락 먹고 엄마 옆에 따뜻한 이불속에 발을 들어 밀어
잠시 있노라면, 잠이 들 찰라에 사랑방에 계시는 할아버지께서 소리를 지르며 머슴애가
안방에서 나오지 않고 무엇을 하느냐며 고함을 지르신다
요즈음 생각해 보면 남녀 구분을 어릴 때부터 철저했던 것이 아닌가 한다.
옛날 대가족제도 아래서 자란 나에게 가장 두렵고 엄한 것은 밥상머리 교육이었다
식사전에는 반드시 몸 가짐을 바로하고 손을 공손히 하여 자세를 바르게 해
할아버지께서 자리에 앉아 수저를 들어야 식사가 시작 되었고
그 다음에는 아버지 밥상에서 아버지가 수저를 드셔야 우리 차래가된다
그리고 조손 간에 겸상을 차려서 밥을 먹어도 부자간에는 절대로 겸상을 차려 주지않는다
그것은 부자간에 버릇이 없어질까 봐 서다
아무리 맛있는 반찬이 있다 해도 자기 앞에 있는 반찬만 먹어야 했고 음식을 흘리거나 밥풀
하나 떨어져도 안 되었다. 또 아랫사람이 먼저 식사를 다 했다고 해도 윗사람이 수저를 놓
을 때 까지 기다리다가 수저를 놓는다
그러나 요즘은 어떤가,식사 예절은 물론 가족 상호간 서로를 배려해 주는 마음은
찾아 보기가 힘들다
어른들이야 식사를 하던 맛있는 음식은다 먹어 없에고, 맛이 없거나 식성에 맞지 않으면 쑤
셔 놓거나 결국 음식을 트집 잡아 남겨 버리는 일이많다
이 모든 것이 기성세대의 잘못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즉 잘못 보여주고 잘못 가르쳤다는 것이다
TV나 컴퓨터에 인기 있는 말만 나오면 따라 배우고 있다 자라는 아이들에게 맛있는
음식만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부모의 교육 또한 필요하다
기성세대는 위선과 가식 속에서 도덕을 등진 타락한 생활을 하면서 크나가는 세대들에게만
무어라한다면 그것도 문제이다
자식은 부모의 행동과 모습을 보고 자라난다.별것 아니지만 식사 할 때마다 대화를,
좋은 이야기를 한다면 우리 주변에서 상상 못할 만큼 큰 범죄는 없으리라 생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