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이야기

제목지켜온 것과 지켜야 할 것들이 많은곳 금당실마을 그리고 덕용재 (금당실 송림, 우천재)
작성자관리자 @ 2011.11.03 10:38:43

  

 

 

전통마을 금당실

반서울 금당실

십승지의 으뜸 금당실

그 곳엔 400여년의 천연기념물 금당실 송림

소담한 정자들, 고택들과

7.4Km 길이의 정겨운 돌담길

그리고 70년대의 잔재들이 공존하는 곳.


지켜온 것과 지켜야 할 것들이 많은곳!!

   - 우천재 기와에서 써진 글귀 -


 

 

 

10월초 봉화, 영주, 예천여행 2번째 고택 숙소는 예천 금당실 마을에 있는 고택. 덕을 지닌 용이라는 뜻을 가진 덕용재는 2000천평의 넓은 대지에 세운 90년된 고택은 영화 영어완전정복, KBS드라마 쥐 잡는 날, SBS 핑구어리 등 여러 방송에서 촬영했던 고택이랍니다.

 

금당실마을은 '물에 떠있는 연꽃'을 닮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마을산인 오미봉 차로 올라가면 북쪽의 매봉, 서쪽의 국사봉, 동쪽의 옥녀봉, 남쪽의 백마산으로 둘러싸인 한옥마을의 풍광을 한 눈에 볼 수 있답니다.

특히나 가을에 올라가면 노랗게 익어가는 용문뜰을 한 눈에 볼 수 있답니다.

조선 명종 때의 풍수지리학자 남사고(南師古:1509~1571)는 정감록(鄭鑑錄)에서 금당실을 십승지지 가운데 한 곳으로 꼽으며 '금당과 맛질을 합하면 서울과 흡사하나 큰 냇물이 없어 아쉽다'고 평했다. ‘병화가 들지 못한다'는 지형 때문인지 임진왜란 때도 피해를 보지 않았다고 합니다.

 

 

 

 

전날 밤 늦게 예천에 도착했기에 늦잠을 자다보니 동쪽에서 들어오는 아침햇살에 잠을 깨웁니다. 

활짝 창문을 열어 보니 이미 해는 중천이지만 햇살 좋은 퇴마루에 앉아 차 한잔 마시며 두 모녀 행복한 아침 대화를 하고 있습니다.

나도 사진기 놓고 두 모녀의 즐거운 대화를 방해하고 싶을 정도로 다정한 모습에 시샘이 나네요.

 

 

 

씻고 나서 유겸이의 체험행사 갈 준비를 한다. 아퍼~~ 살살 빗어 봐~~ 양 갈래로 머리를 묶고 있는 모습이 왜이리 보기 좋은지...

 

 

 

 고택 구경을 위해 마당에 나오니 하늘 빛이 정말 푸른 날이다. 이 가을 최고의 하늘을 보여주는 날이었습니다.

 

 

 

 

 

 

 

 

덕용재 주인 아저씨는 조잘조잘 되는 유겸이가 귀여웠는지 낫 하나를 가져와 마당 한 구석에 있는 수수를 몇 단 잘라서 가지고 오시네요.

어릴적 먹을거리가 귀한 시절에 마을에는 아이들의 주전부리를 위해 단수수를 심어서 길렀다고 합니다.

자른 단수수의 마디 마디를 잘라 이빨로 겉 껍질을 벗기고나서 대를 씹어 보니 정말 달콤한 즙이 나옵니다. 

 

 

 

 

집안에 있는 기타와 중금이 있길래 주인 아저씨에게 한 곡조 부탁드렸다. 

아침이여서 호흡 조절이 되지 않는다며 힘들어 하셨지만 그래도 한 곡조 뽑아주신다. 

유겸이에게 주인 아저씨가 물어 본 한 마디. 

"사람들이 왜 이 마을에 놀러 오는지 아니?"

"아니요, 잘 모르겠어요"

"너무 바삐 사는 세상에서 조금은 느리게 사는 삶을 즐기고 싶어서 이 마을을 찾는단다."

유겸이에게 해주신 대답이 왜 이리 나의 마음에 닿는지 유겸이가 아직은 아저씨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어느날 그 말의 뜻을 이해하는 날이 있겠죠.

 

 

 

 

함께 숙박을 했던 어른들은 우리 가족이 묵었던 사랑방 앞에 툇마루에서 그윽한 표정으로 차 한잔.

 

 

 

 

아이들은 근처 우천재로 가서 밀납초 만들기 체험을 했답니다. 

밀납(Bee Wax)은 벌꿀을 따고 나오는 부산물로 꿀벌의 집을 짓는데 사용했던 것이랍니다. 

지금은 '파라핀'으로 만드는 초이지만 옛날에는 밀납을 활용하여 '황초'를 만들어 불을 밝히곤 했습니다.

 

 

 

 밀납을 녹여 잔에 붓고 나무 젓가락을 이용해서 심지를 고정하고 기다리면 밀납초 완성. 

오늘 처음 만난 친구지만 누구 밀납초가 더 잘 만들어졌는지 서로 구경하고 있네요. 

 

 

 

  

 

우천재 구석구석을 구경하다 마당 한 구석 가마솥 단지 세개가 얹어있는 부뚜막에 기왓장에 붙인 사진들.

원래 우천재 주인아저씨는 도시에서 사진을 찍었다고 하네요.

고향으로 돌아와 민박하면서 마을 주민들 사진을 찍어서 장식을 하셨네요.

천천히 가는 시계같은 금당실 마을에 흑백사진이 너무 잘 어울렸습니다. 

 

 

 

 

 

와이프는 밖에 나갔다가 도라지 밭에서 부부와 아이 그리고 할머니가 도라지 캐는 모습을 보고 체험행사인줄 알고 물어보니 도시에 갔던 자식이 주말에 와서 일을 해주고 있다고 합니다.

제가 도라지 꽃이 예쁘다고 하니 한 움큼 따서 선물로 주시네요.

올 겨울에 지나 봄에 심으면 예쁜 꽃이 필꺼라면서 도라지씨도 한 움큼 건네주십니다.

시간만 천천히 가는 줄 알았던 이 마을 주민들은 마음 마저도 따뜻했습니다.



 

 

특히나 이 동네에 큰 자랑거리는 마을 송림입니다. 1996년 천연기념물 제 469호 지정되었습니다.

마을에서 '쑤'라고 부르는 소나무 방풍림에는 슬픈 이야기가 전해옵니다.

1892년 마을 뒷산인 오미봉에서 몰래 금을 채취하던 러시아 광부 두 사람을 마을 주민이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고 마을 주민들은 고심 끝에 마을의 공동 재산이었던 소나무를 베어 러시아 측에서 요구하는 배상금을 충당했답니다. 그렇게 베어내고 나니 길이 2㎞가 넘는 송림이 800m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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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는 길은 7.6Km에 달하는 마을 돌담길을 구경하면서 천천히 걸어봅니다.

중간 중간 현대적으로 만든 집들도 보이지만 마을 어느 집하나 대문은 활짝 열려 있었고 길을 물을때 마다 친절히 대답해 주시는 어르신들을 보면서 이렇게 인심이 살아있는 동네에 잠시나마 머물 수 있었음에 행복한 하루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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