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이야기

제목나무책상
작성자관리자 @ 2008.08.09 19:25:11

 

 

           나무책상

                               이해인


숲의 향기 가득히 밴 나무책상을 하나 갖고 싶다.

편히 엎디어 공상도 하고 그림도 그리고 편지도 쓰고
시의 꽃을 피우면서 선뜻 나를 내려놓아도 좋을
부담 없는 친구 같은 책상을 곁에 두고 싶다

동서남북 네 귀퉁이엔 비밀스런 꿈도 심어야지
외롭다고 느낄 때마다 살짝 웃어보는 나를
어진 마음으로 받아주는 그

평범해 보이지만 아름다운 깊이로 나를 제자리에 앉히는
향기로운 나무책상 하나 갖고 싶다.

 

 

자그마한 앉은뱅이 책상에 가지런히 정리된 낮은 책꽂이가 때로는 그리울때가 있습니다.

옥양목에 빳빳이 풀먹인 책상보를 덮은 그 책상 앞에 앉으면

흩어졌던 마음도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까만 어둠속에 처마물 떨어지는 소리를 들으며,

가물가물 흔들리는 호롱불을 마주하고 책상앞에 앉으면 그 곳은  

더 없이 좋은 명상터였습니다.

 

올 봄 나는 나무책상 하나를 선물로 받았습니다.

고향 동생이 나 주려고 마음에 드는 책상을 늘 살폈다는겁니다.

단아하면서도 멋스러운 선비책상을 가져온  날

난 너무 좋아서 제대로 고맙다는 인사도 잊은체

이 구석 저 구석 끌고 다니면서 자리 찾기에 바빴습니다.

귀퉁이에 몇 권의 책을 올려놓고  공책과 필기 도구도 놓았습니다.

갑자기 내가 한 품격 올라간듯한 착각속에서 하루 한 번씩은 그 앞에 앉아보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오늘 이해인님의 시를 읽다가

귀한 선물을 준 그 동생에게 감사함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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