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이야기

제목규방가사쓰시는 아흔아홉살의 할머니
작성자관리자 @ 2008.07.30 16:30:20

  SBS에서 용문면 내지리 이복희 할머니댁에 촬영나왔습니다.

 

할머니는 올해 아흔아홉 살이며 외딴 집에 이웃 사촌 임옥조님과 살며

종일 집에 계시며 흘러가는 구름이나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뒤뜰에 심겨진 대나무의 쓱싹거리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무료한 시간을 보냅니다.

 

 

할머니는 상주가 고향이며 열일곱살에 두 살 아래인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박찬석씨와 백년가약을 맺었습니다.

친정 아버지가 친구들과의 술자리에서 정한 혼처였다고 합니다.

할머니는 상주공립보통학교를 다녔으며 상급 학교에 진학하고 싶었지만

친정 아버지께서 여자가 공부는 더 해서 어디 쓰냐며 허락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할머니는 시집 온 후에 문장가로 통해서 혼례식 때 보내는 사돈지는 물론

제문, 편지 등 이웃들의 부탁에 막힘없이 척척 글을 써내려가서

그 입소문이 이웃 마을에까지 전해졌다고 합니다.

 


할머니는 요즘 하늘로 떠나 보낸 할아버지 생각이 자꾸 나서

그 쓸쓸함과 외로움을 가사를 쓰며 잊는다고 합니다.

가사의 내용은 떠난 남편과 둘째 아들에 대한 그리움, 계절의 변화 ,

이제까지 살아온 삶 등 소소한 일상생활을 기록하였습니다.

 

 

할머니는 白壽라는 나이가 좀처럼 믿기지 않을 만큼 정신이 또렷하며

눈이 밝아 작은 글씨까지도 읽을수 있으며 무릎이 조금 불편할 뿐 아직은 건강한 편입니다.



할머니는 결혼한 지 7년 만에 첫 아이를 낳았는데 조금만 더 늦었더라면 소박 맞을 뻔 했다고 합니다.

할머니는 슬하에 3남 2녀를 두었으며 소박을 면하게 해준 큰 아들이 현재 일흔다섯살이며

셋째 아들은 신부로 대만에서 선교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할머니는 시집살이 이야기를 하시면서 그 때는 귀머거리 3년, 벙어리 3년이라며

하룻밤에 옷 한벌을 지어야 하며 어른 앞에서는 아무리 고단하여도 눕지도 못했다고 합니다.

 


할머니는 바느질 솜씨가 뛰어나 자투리 천으로 상보를 만드며

지금도 틀에 실을 끼어 바느질을 한다고 합니다.

최근에 만든 상보인데 대단하시지 않나요?

 


독거노인생활관리사 김종순님은 할머니를 통해 남편에 대한 마음,

삶을 어떻게 사는것이 옳은것인지를 배운다며 오히려 할머니로부터 더 많은 것을 받는다고 합니다.

 


할머니의 외로움을 함께 하는 할머니의 보디가드입니다.

 


저희들이 떠나니 아픈 다리를 이끄시며 더 놀다가라며 못내 아쉬워하시네요.

 

이번에 촬영나온 SBS촬영팀과 용문면 독거노인생활관리사와 기념촬영했습니다.

 

2박 3일에 걸쳐 할머니의 일상생활을 촬영한 작품은

7월 30일 SBS 생방송 투데이 저녁 17:35~18:10에 방영되니 많은 시청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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