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이야기
일정에 맞추어 나무를 심다가
파릇파릇 돋아난 쑥에 눈이멀어 나무심길 포기하고
친구와 함께 쑥을 뜯다보니 아무도 없고 친구 몇이 남았다
그제서야 일어나 걸음을 재촉하며 올라가다
제일 좋은자리에 잘 심어진 나무 한 그루를 선택하여
내 이름표를 예쁘게 걸어놓고 마치 내가 심은양 하며 기념 촬영도 하고...ㅠㅠ~
그리고 산을 오른다.
그동안 산을다닌 경력이
오름에 그리 힘들지 않았고 지나는 순풍에
고향의 봄 내음을 맡는다.
산속깊이 들어 소복이 피어난 분홍색 참꽃(진달래)잎을 따서 먹으며
쌉싸름..??, 아니야... 무슨 맛이지...?,이거였나..?
혀 끝에 감지되는
옛 기억들을 되 찾느라 기억이 더듬 거리고
또 몇닢을 따서 먹어보며 어린시절 입술이 파래 지도록
따서 먹던 참꽃을 보며 가던걸음 멈추어보니 그 옆에 키 큰 소나무 한그루,
"소나무는 진달레를 내려다 보되 깔보지 아니하고
진달레는 소나무를 올려다 보되 부러워 하지 아니하는...."
오래전 참 좋으신 선생님께서 들려 주셨던 말씀 한자락이 떠올라
마음 속으로 흥얼 거리며 땀을 닦으며 오른다.
오랜만의 외출,
세벽밥 먹고나선 고향 가는길
언제나 처럼 설래는 마음 오늘이라 하여 다를까
앞서간 사람들과의 간격을 좁히느라 잰 걸음으로 산을 오르니
등에서는 땀이 흐르고 폐부를 가르는 시원한 바람이
여느 산보다 더 상쾌함은, 그래...
풀한포기 나무 한그루도 더 정겨운 이곳, 나의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목적한 상부댐 아래
넓은 마당에 한바탕 펼쳐진 잔치마당,
연기를 피우며 철망위에선 고기가 익고 달금한 술이 돌고
고향님들의 정갈한 손맛으로 버무린 비빔밥, 그리고 팥닢(잎?)나물,
그 맛에 끌리어 빈 그릇을 들고 팥닢 나물만 한줌 얻어 밥도없이 나물만 또 먹는다
어릴땐, 까만 보리밥에
맨날 먹는 나물 반찬이 먹기싫어
이리저리 굴리던 옛 생각이
코 끝을 스쳐가는 봄 바람에 실려 왔다가며 나를보고 싱긋거리는데
나물 한 접시 밥 한그릇에도 고향에오면 그 맛 다름은 오늘만이 아니었고
그래서 고향은 어머니의 품속 같다고 사람들은 말들 하는가...
식사가 끝나고
소화도 시킬겸 상부댐 공사 현장을 둘러보고 내려오니
어디선가 들려오는 이 소리는....
♬~얼씨구 씨구 들어간다~아아~~ 저 얼 씨구씨구 들어간다~~♪
소리의 대가이신 명창 권창수님 이라고 누군가 귀뜸을 해 주시는데
그 구성진 가락에 맞추어 우리친구 49회 걸작 변왕구의 너부랭이 타령이 이어지니
꽹과리도 장고도 없었지만 흥이넘친 이 자리에 그런 형식은 필요치 않았다.
술이달고 안주가 익어가는 이 잔치 마당에 마음 함께하는 사람들 있음이
밝은 대낮에도 오동추야 달이뜨고 각설이 춤사위가 산속으로 퍼지며 흐믓이 산마루를 넘는다.
이제 한바탕 놀이도 끝나고
내려 가는길에 용문사에 들려
윤장대를 돌리며 소망도 빌어보고
초간정 출렁다리를 건너 보기도 하고 금당실로 향하는
긴 가로수 벗나무 마다에는 튀겨지기 직전의 팝콘 알갱이 같은
저 조롱한 꽃 망울들....
터지기 직전의 그 애닲음이 뭔가 할말을 속으로 삭이는듯, 가슴이 애린듯하다
그리고 금당실 돌담길을 돌아오며,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꿈꾸며 현대판 새마을 운동으로
잘 살아 보세, 심혈을 기울이며 생각과 지혜를 모으는 고향 사람들,
수고하는 그 흔적 역력한 사이로 허물어져 가는 담장너머
어느집 마당에 피어난 유채꽃 노랑빛이 저무는 햇살따라 곱기가 더하고
면소에서 따끈한 차로 피로를 풀고 일정을 마치며 아쉬운 이별의 정을 나누고
언제나 처럼 또 한 아름의 추억을 안고 돌아오는 버스에 오른다.............2007년 04월 10일 장미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