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이야기

제목봄비 같은 여자
작성자관리자 @ 2007.03.24 12:40:12
 

 

 

 

봄비 같은 여자

 

  봄비 같은 여자는 과연 어떤 여자일까.

  

  젊은 시절 대단히 즉흥적인 감정이긴 했지만 한때 봄비 같은 여자가 되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부드럽고 상냥한 그리고 귀 안이 간지러운 듯 속살거리는 그 여성적 이미지를 나는 닮고 싶어 했는지

 모른다.

  그것은 사뭇 감각적이다. 귀 안이 아니라 전신을 봄비는 만지작거리며 내리는 것이다.

 물론 느낌이기는 하지만 봄비는 분명 어루만지는 혹은 쓰다듬는 감각의 이미지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봄비는 감각적인 데서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영특하고 지혜롭다.

  겨울과 이별을 하면서 긴 동면 잠을 깨는 생명 있는 모든 것들에게 목을 추겨주고 세수를 시켜준다.

  그것은 부활과 처음 만나는 아니 부활을 재촉한 가장 내밀한 손길이었다.

  아직 덜 깬 게으른 생명은 없는가? 봄비는 나긋나긋한 몸짓으로 집집마다 창을 노크한다.

 그리고 조용히 지나간다.

  그러나 봄비의 가장 강한 이미지는 부드러움 속에 튼튼한 뼈로 곧추 서 있는 강한 정신이다.

  겨울의 오만한 고집과 오기를, 겨울의 단절과 폐쇄를 봄비는 낮은 음성으로 설득하여 말끔히 풀어놓는다.

  그리고 젖게 한다. 부드럽게 스며 강인하게 생명의 싹들을 깨워 일으키는 것이다.

  그 완강한 겨울의 반역을 봄비는 무리 없이 다가가 따스하게 화해한다.

 그렇다. 봄비는 생명을 이끌어 올리는 계절의 선구자다.

 그것은 모성적이며 거룩한 하늘의 사랑과 맞먹는 힘인 것이다.

 

   지금도 나는 봄비이고 싶다.

 부드럽고 안정적이면서 결코 우둔하지 않고 생명을 일깨우는 강인함을 지니는 여자가 된다면,

 그런 봄비 일수만 있다면 더 나이가 들어도 부끄럽게 늙어가는 여자는 되지 않을 것이다.

 

  봄비는 하늘에서 전해 온 첫 번째 소식.

긴긴 겨울에게 어깨를 감싸 일으키는 지극히 겸손한 손길,  

'일어 나 일어 나.'  봄비는 그렇게 속삭이며 내리는 것이다.

 

  부드럽고 섬세하고 영특하고 지혜로운 여성 그리고 당당한 자신의 의지를 실현하는 강인한 여성,

 바로 봄비 같은 여성일 것이다.

                                         신달자 에세이  ‘별은 아파도 반짝 인다’ 에서   -

 

 

비가 오십니다.

밤새 잠 설치며 뒤척이게 해 놓고는

오늘 종일 내리시려나 봅니다.

 

묵은책 넘기다가 마음에 닿는 글 있기에

옮겨 적었습니다.

봄비 같은 여자.......

 

 

 

  님이 오시는지 / V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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