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이야기
봄나물
24절기 중 봄의 시작이라는 입춘이 지나기는 했지만 아직은 섣달인데 ..... 어릴 적 어른들이 하시던 말씀 중에 2월(음력)에도 물독 얼어 터진다고 하셨는데 아직은 추워서 움츠려야 마땅한 계절에 성급하게 찾아 든 봄기운을 반겨야 할지? 말아야할지?
어제는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 평화의 공원엘 갔었다. 포근한 날씨 때문인지 겨우내 실내 생활에서 벗어나고 싶었든지 평일임에도 많은 사람들이 나와 있었다. 이르기는 하지만 봄기운을 마시고 말랑말랑한 흙길을 걸으면서 봄 속으로 들어갔다.. 주차비가 아까워서 농산물 도매시장엘 들렀다. 할줌마들 반찬 타령에 저녁 식탁 걱정도 덜 겸 뭐니 뭐니 해도 이맘때는 봄나물이 겨우내 무디어진 미각을 일 깨우는데는 최고가 아니겠는가? 냉이를 한줌 샀다. 쑥도 사고 속새뿌리도 샀다. 상큼하고 싱싱한 취나물도 샀다. 봉지봉지 손에 들고, 주차권도 얻었으니 갑자기 부자다. 차에 앉기가 바쁘게 요리 강좌가 시작된다.
집에 와서 저녁 식사를 하겠다는 작은 녀석의 전화를 받고 불이나케 봄나물을 준비했다. 우선 냉이를 넣고 된장찌개를 끓였다 . 집안 가득 냉이향이 진동을 한다. 봄 냄새에 코를 벌름이면서 내 집에 봄을 영접한다. 속새 뿌리를 새콤 달콤 그리고 매콤하게 무쳤다. 취나물은 씻어서 쌈으로 내니 우리집 식탁에 봄이 가득 와 앉았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작은 녀석이 "와! 봄 냄새가 가득하네요. 아이구 배고파....." 먹는 즐거움 이또한 크나큰 행복이 아니던가? 밥 한 그릇을 맛있게 뚝딱 먹어치우는 아들의 입을 쳐다보면서 경건한 마음으로 감사한다. 자식 입에 밥 들어가는 것과 내 논에 물들어 가는 것처럼 보기 좋은 것은 없다고 하시던 우리 할머니의 말씀을 떠올리면서...........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