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이야기
오랜만에 고향을 다녀왔더니 풍성해진 마음만큼이나 할예기도 많아졌고 아부지 묘소가 밤소이에 있지만 덕신 동네로 가면 더 편리하기에 그 길을 택하기로 하고 길을 나섰지만 오랜만에 가본 낯선 길에서 혼자 헤매다가 뜻하지 않게 권동수님 댁을 가보게 된 이야기, 생각할수록 꿈인듯 현실인듯...ㅎㅎ
아침을 먹고 이웅길님 카니발을 빌려 덕신으로 출발 머릿속으로 덕신으로 가는 지도를 그리며 금당주점 지나고 다리를 건너 우측으로 들어가면 큰길이 나오고 마을이 나와야 하는데 이상하게 길도좁고 동네대신 어느 집이 나타난다 어, 이게 아닌데..? 내가 잘못왔나? 그때 저쪽 또 다른 길에서 차 한데가 지나간다.
오라...이길이 아니라 저길이구나, 집앞 길가에 간이 테이블과 의자가 아무렇게나 놓여진 협소한 장소, 차를 돌려야 하는데, 차는 크고... 후진을 하는데 의자 하나가 넘어지는 느낌, 후아~~ 전진 후진을 거듭 하는데 이번엔 차 뒷쪽이 테이블에 닿는느낌!, 쓸데없이 차는 뭐이리 크담, 궁시렁 거리며 또다시 요리조리해서 겨우 빠져 나왔는데, 누가 물으면 아무일도 없었다 말해야지...ㅠㅠ
한차례 헤프닝을 격고 제대로 찾아간 덕신동네, 그런데.. 아니, 이동네에 무슨 골목이 이렇게 많은거야...? 어디로 가야하지..? 우~~ 정말 모르겠네...갸웃갸웃.... 집집마다 들어가는 골목은 좁고 아무리 봐도 전에 왔던 그곳이 아닌데 어..어디서 차를 돌린담.... 오라, 저기 마당넓은 저곳에서 차를 돌려야 겠다.
차를 돌려 세워놓고나니 외출채비를 하신 할머니 한분을 만났다 내심, 이곳에서 권동수씨를 물으면 아마 모르는 사람 없을테고 그분이면 내 문제를 해결해 주실수 있을듯하여 할머니께 여쭈었다 "저, 혹시..권동수씨 댁이 어디쯤 되나요..?" "바로 저집아이껴, 인제 차돌린 그집이 권주사님? 집 이래요 이동네서 곡물건조기 있는집은 그집 뿌이래요" 하신다 "아, 그래요, 고맙습니다~" 차를 세우고 그 집으로 들어갔다.
바깥 마당을 지나 안 마당으로 들어서며 목소리 가다듬고 "저~ 실례합니다..." 조~용~~ 조금더 큰 목소리로." 실례합니다~<~<<.." 역시나 조용하다. 오늘도 들에 가셨나, 설마 벌써 예천으로...?
조용한 집 마당 입구에서 더는 발을 들이지 못한체 선채로 가만히 눈길을 비~잉 돌리며 그동안 금당실 게시판을 통해 알게된 권동수님을 생각해 본다 진정한 흙내음을 맡을줄 알고 자식처럼 가꾸는 농작물들의 이야기 소리에 귀를 기울일줄 아는 메가톤급, 참다운 농부로서의 높은 프리미엄,프로다운 프로! 풍성한 농가의 여유로움속에 부지런한 주인농부의 성실함이 흠씬 풍기는 마당,
마당 한켠에는 얼마전 추어탕을 맛있게 끓였을 솥뚜껑인지 가마솥인지가 걸려있고 현관입구 계단난간 첫머리에는 몇알의 호두와 알밤 몇개가 낯선 방문객에 의아한 눈빛을 보내며 하던 예기를 멈칫 거리고
발길을 돌려 나오려니 엄청나게 큰 장화 한켤레와 같은 모양의 아주 조그만 장화 한켤레가 각자의 모양으로 서있고 얼마전 사진으로 보았던 천일홍이란 꽃, 가을을 타는듯 한데 주인의 이름표를 단 우체함이 주인대신 잘가라며 아쉬운 인사를 하더라
"할머니 저 집에 아무도 안계시네요~" "다 예천 니리 가쓰끼레요, 올 예천 군미체전 하는 날 이쟌니껴" "아,예에~~" 그리고나서 이렇게 저렇게 길을 물으니 그 할머니, 밤소이로 넘어가는 찻길을 가르쳐 주신듯 한데 그길은 아니고...
아레 어금니 왼쪽이 거의 없으시고 굽어지려는 상체를 힘겹게 세워 걸으실때 나오는 그 특유의 걸음걸이 세월의 무개를 등짐처럼 이고있는 할머니 모습에 친근감이 느껴진다
할머니를 뒤로하고 동네를 몇바퀴 돌지만 내가 찾는 그곳이 나오질 않는다
시간은 흐르고.. 한참을 지나니 조금전 그 할머니와 젊은여성 한분이 함께 서 있어 다시 물었다 "있쟎아요, 마을앞에 이렇게 비석이 서있고 재단이 마련된..." "아,그는 상강골 이래요, 저어~짜 저시더" 하며 손으로 가르키는 곳 " 아, 그래요...고맙습니다" 비로소 그 마을앞에 차를 세우고 산을 뛰어올라가 아부지 묘소를 찾았다.
떠나신지 이십년 육신이야 진토되어 넋이라도 있고없고 하겠지만 내 마음속에 여전히 큰 하늘로 자리하신 아부지 준비해간 막걸리와 포 한마리로 간단한 재를 올리고 촉박한 시간으로 찬찬히 산소를 돌아볼 겨를도 없이 서둘러 내려왔다
마을을 조금 지나니 예의 그 할머니와 또 다른 할머니 한분이 마을을 조금 벗어나 느린 걸음을 옮기고 계시기에 어디 가시는 길이냐고 물었더니 예천 군민체전 놀러 가는 길이시라고, 두분 할머니를 차에 태우니 "젊은 새디가 어예 맘도 그키 곱니껴~" 헐ㄹㄹㄹ..
예천 운동장에선 군민들의 축제가 한창이고 그 축제에 참석 하느라 마을이 온통 조용하니 벼를 말리느라 늘어놓은 길가 마당에선 한 무리의 까치떼가 방해꾼 없는 만만디 축제를 벌이고 있었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