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생활 30년의 최백호(1950~부산)는 흔히 '가을 남자' 또는 '고독과
낭만의 가수'로 불린다. 유달리 가을과 이별을 읊은 노래가 많은 데다, 성숙기의 대표곡 '낭만에 대하여'가 지나간 청춘을 그리는 파격적인
노랫말로 크게 어필했다. "가을엔 떠나지 말아요...차라리 하얀 겨울에 떠나요" 의 첫 히트곡 '내 마음 갈 곳을 잃어'(1976)는 정감 넘친
허스키보이스에 실린 애잔한 이별 노래로, 그리고 "옛날식 다방에 앉아 도라지 위스키 한잔에다 짙은 색소폰 소리"의 '낭만에
대하여' (1994) 역시 첫 사랑 소녀를 생각하며 옛날을 추억하는 중년 남성의 G선을 건드려 준다.
'낭만에 대하여' - 최 백 호
' 낭만에 대하여 ' (작사작곡 최백호 1994)
궂은 비 내리는 날
그야말로 옛날식 다방에 앉아
도라지 위스키 한잔에다
짙은 색소폰 소릴 들어보렴
새빨간 립스틱에
나름대로 멋을 부린 마담에게
실없이 던지는 농담 사이로
짙은 색소폰 소릴 들어보렴
이제와 새삼 이 나이에
실연의 달콤함이야 있겠냐마는
왠지 한 곳이 비어있는 내 가슴이
잃어버린 것에 대하여
(간주)
밤 늦은 항구에서
그야말로 연락선 선창가에서
돌아올 사람은 없을지라도
슬픈 뱃고동 소릴 들어보렴
첫사랑 그 소녀는
어디에서 나처럼 늙어갈까
가 버린 세월이 서글퍼지는
슬픈 뱃고동 소릴 들어보렴
이제와 새삼 이 나이에
청춘의 미련이야 있겠냐마는
왠지 한 곳이 비어있는 내 가슴에
다시 못 올 것에 대하여
낭만에 대하여
'내 마음 갈 곳을 잃어' - 최 백 호
낭만파 가수 최백호의 데뷔 초 노래중에서 남자들의 진한
우정을 그린 '영일만 친구'(1979)나 '입영전야'(1977) 등이 꽤 인기를 끌었다. 시원하게 터뜨리는 남성코드의 이 노래들은 암울했던 당시
젊은이들의 울분과 갈등을 식혀주는 해열제이기도 했다. 잘 나가던 때, 역시 잘 나가던 탤런트 김자옥과의 결혼이 화제가 되기도 했지만, 여러
소문을 남기고 결국 헤어졌다. 지난 4월부터 라디오 음악프로의 DJ를 새로 맡은 최백호는 미사리 카페촌에서 매일 밤 노래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