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이야기
제목44년만에 가 본 모교 운동회 날
모교 운동회
하늘은 그 때처럼 높고 파란데
햇살도 그 때처럼 눈부신 축복을 아낌없이 퍼 붓는데
넓은 운동장에 가득하던 함성은
어디로 잦아들었을까?
이 골목 저 골목 푸짐한 점심보따리 머리에 인
그 아지메들은 다 어디로 가 버렸는지
장롱 속에, 횃대에 손질해 걸어 둔 나들이 옷
곱게들 차려 입고 운동회 구경 가던 동네잔치 날.
순이네 고구마가 달던데, 영자네 땅콩이 알이 굵더라.
옥순이네 감이 잘 익었던데, 순돌이네는 술 빵도 쪘다더라.
주워놓은 알밤 삶고, 달걀도 삶고
온 동네가 잔치 준비로 술렁거렸는데
강산이 네 번이나 변한 모교의 운동회 날
넓은 운동장에 오밀 조밀 모여 앉은 꿈돌이 꿈순이는 모두 합쳐 57명
한 강에 돌 던진 양 허전한 운동장에 어디선가 들려오는 그 날의 함성
소백의 정기 받은 영남건아 우리들.......♩♬
청군 이겨라!! 백군 이겨라!!!....
환청을 떨치고 고개 들어 바라보니
솔 둥지에 앉아서 응원하는 구경꾼은
지팡이에 의지한 할아버지 할머닐쎄.
하늘에는 만국기가 펄럭거리고, 운동장엔 백 가루로 줄을 그었건만
이러다가 우리 모교 어디로 사라질까
허허로운 마음에 잔치 기분은 간데 없고
내 탓 인양 답답해진 가슴 쓸어내리면서 운동장을 나선다.
- 06년,9,22일 용문초등학교 운동회를 보고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