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이야기
제목-그들의 결혼식 -
박지만-서향희씨 결혼식 뒷얘기 화제
여성 사회… 동시 입장… 도시락 점심, 2500명 성황 이뤄
14일 서울 쉐라톤그랜드워커힐 호텔에서 치러진 故 朴正熙 前 大統領의 아들 박지만(46)씨와
변호사 서향희(30)씨의 결혼식에 대한 세인의 관심이 뜨겁다. 결혼 발표 이후 숱한 화제를 모
았고 2500여명의 하객이 참석할 정도로 성황을 이루었던 이들의 결혼식 뒷얘기를 소개한다.
○ 식장엔 신랑의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친구들과 육사 동기생들, 신부의 친구들과 사법
연수원 동기생들도 다수 참석해 기념사진을 몇 차례에 걸쳐 나눠 찍기도 했다.
신부의 사법연수원 동기생 한 사람은 "서씨가 남편 될 사람이 조그만 사업하는 사람이라고만 해
그런 줄 알았었다"며 "지난달 중순께 동기모임에서 직접 신랑감을 소개받은 뒤 깜짝 놀랐다"고
했다.
○ 이날 결혼식에 참석한 하객의 숫자는 2500-3000명에 달한다는 게 호텔 측의 추산이다.
당초 신랑.신부 측은 1500명에게 청첩장을 보냈는데 예상보다 훨씬 많은 인원이 몰려든 것이다.
식이 시작되기 훨씬 전인 오전 11시20분께 이미 680석 규모의 식장(비스타홀) 좌석이 모두
차버려 주최 측은 부랴부랴 인근 연회장을 추가로 잡아 하객들이 화면을 통해 결혼식을 지켜볼
수 있도록 조치했다.
하지만 수백명의 하객들은 식장을 떠나지 않고 통로에 빽빽히 선 채로 결혼식을 지켜봤다.
○ 신랑.신부는 세간의 시선을 의식해서인지 최대한 간소하게 결혼식을 치르겠다는 의사를
여러 차례 밝혔다. 축의금과 화환을 받지 않은 것은 물론 예식 도중 케이크
커팅 등 이벤트도 생략했다. 손님들에 대한 식사 대접도 비교적 간소한 일식 도시락으로 통일
했다. 식장을 호텔로 정한 것은 많은 하객을 모시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는 게 신랑 쪽의
설명이다.
한편 이날 결혼식 진행은 워커힐 호텔 마케팅팀 구진희씨가 맡았다. 이번 결혼식의 전체
기획을 담당했다는 구씨는 "여성이 결혼식 사회를 본다는 게 어색하게 느껴졌지만 신부인
서향희 변호사가 특별히 부탁해 수락했다"며 "결혼식을 검소하지만 품위를 살려 치러달라
는 게 신랑.신부의 주문이었다"고 했다.
○ 결혼식에서 신랑.신부는 동시입장을 했다. 신랑 박씨는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으나
신부 서씨는 환한 표정으로 웃으며 신랑에게 말을 걸기도 했다. 두 사람은 주례 앞까지
걸어가는 동안 간간히 마주보고 대화를 나눴다. 이런 다정한 모습에 일부 하객들은 기립
박수를 보냈고, 디카와 폰카 플래쉬가 여기저기서 연달아 터졌다.
두 사람의 다정한 모습은 식전에 상영된 영상물에서도 드러났다. 총 세 편의 영상물 중 두
편은 신랑.신부의 어린 시절을 담은 흑백 사진들로 구성됐고, 나머지 한편은 지난달 26일
부산의 신부 집으로 함이 들어가던 날을 찍은 것이었다. 함이 들어가던 날을 소개한 영상물
에선 신랑이 신부의 땋은 머리를 쓰다듬거나, 두 사람이 친구들 앞에서 뽀뽀를 하는 자연
스런 모습이 그대로 담겼다.
○ 주례는 서울 압구정동 소망교회의 곽선희 목사가 섰다. 신랑이 가끔씩 소망교회를 다닌
것이 인연이 됐다.
곽 목사는 주례사에 앞서 '사랑은 오래 참고 사랑은 온유하며…'라는 성경 귀절(고린도전서
13장)을 "하나님께서 신랑.신부에게 주시는 말씀"이라고 소개했다.
주례사에선 서로에 대한 신뢰와 예의를 강조했다.
신부에겐 "오늘 아주 예쁘지만 내일부터는 아가씨 소리 들을 생각하지 말고 스스로 아줌마
라고 생각하라. 그리고 신랑과 관계된 모든 사람을 섬겨라. 섬기며 기쁨을 얻는 게 사랑이다.
또한 남편을 믿고 혹 남편이 늦게 귀가해도 따질 생각하지 말고 늦어서 얼마나 피곤할까 하는
생각만 해라"라고 당부했다. 또 신랑에게도 "아내에게도 프라이버시가 있으니 스스로 말하기
전에는 누굴 만났냐, 왜 늦었냐 묻지 말아라"고 했다.
주례사 이후 축가 순서에선 김신영 숭실대 교수가 '사랑의 종소리'를, 남성 4중창단이
'오 해피데이'를 불렀다. 축가 연주자는 곽 목사 측에서 주선했다고 한다.
○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는 결혼식 전에 신랑 옆에 서서 하객들을 일일이 악수로 맞고,
신랑 부모석에 앉아 결혼식을 지켜보는 등 부모를 대신 해 큰 누나 역할을 다했다.
진홍색 저고리에 베이지색 치마를 받쳐입은 고운 한복 차림의 박 대표는 신랑.신부가
퇴장한 뒤 주례의 소개로 연단에 나와 가족 대표로 인사말을 했다. "돌아가신 부모님이
참석하지 못하셨지만 하늘나라에서도 더 없이 기뻐하실 것이다. 많은 분들의 염려로
오늘의 동생이 있다. 오늘 이렇게 많은 분들의 축복 속에 결혼하는 두 사람은 모범적으로
행복하게 살아야 할 의무가 있다"는 박 대표의 진심이 담긴 인사말에 하객들은 큰 박수를
보냈다.
○ 박 대표의 인삿말 도중 식장 입구 쪽에선 떠들썩한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신랑의 육사 동기(37기) 30여명이 퇴장하는 신랑.신부를 둘러싸고 '무락 베니 비디 비키…'
로 시작되는 구호를 큰 소리로 외쳐댄 것이다.
육사 동기들은 "이는 3군 사관학교 체전 때 주로 쓰던 '무락카'라는 육사의 응원구호인데
친구들의 결혼식이나 부모님의 회갑연 때마다 찾아가 외치곤 했었다"면서
" 오늘 동기생 중 마지막으로 결혼하는 박씨를 축하하기 위해 오랜만에 한번 해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락카 구호 중 무락은 military academy(육사)를 일컫는 말이고, 베니 비디 비키는 시저가
루비콘 강을 건너며 전승을 알렸던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 라고
외친 라틴어말이라고 한다.
○ 신랑의 오랜 후견인 역할을 맡아 온 박태준 전 포철 회장의 부인은 지난달 함 들어가던
날의 음식 준비를 손수 담당하는 등 그간 신랑.신부의 결혼 준비에 애를 많이 썼다는 후문이다.
신랑.신부는 박 회장 내외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하기 위해 신혼여행 일정까지 늦춰가며 15일
포항에서 열리는 박 회장 평전 출판기념회에 참석한다.
신예리 기자<shiny@joongang.co.kr>
주요사진 몇장
김종필 前 자민련 총재, 박태준 前 포항제철 회장,
그리고 남덕우 前 국무총리 등 하객들의 모습
신랑의 누나인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결혼식장에 입장 장면.
신랑의 누나인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지켜보는 가운데 신랑신부가 식장으로 동시입장
박지만씨가 신부 서향희씨에게 결혼반지를 끼워주고 있다
박태준씨가 결혼식 중 박지만씨의 성장과정이
담긴 영상물을 보다 착찹한 표정을 짓고 있다.
열린우리당 김부겸 의원이
박근혜 대표와 인사를 나누는 장면
축가를 듣고 있는 신랑 신부 <左>
박근혜 대표의 하객을 향한 인사말 모습 <左>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