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이 진다네 / 권미자
작성자관리자 @ 2006.04.14 11:22:01
| 눈물이 진다네/권미자/43회 시인 어두워진 능선을 따라 올랐다. 뜻밖이다. 오랫동안 듣지 못했던 소쩍새 환한 꽃 피운 나무 위에서 훌쩍이고 있다.
산 아래 서울은 네온 불빛으로 분분한데 등마다 골마다 떨어져 내리고 있는 손톱만한 흰 꽃잎 불빛보다 더 분분하다.
소쩍새 소리가 산 벚꽃 숲에서 자라는 동안 이승의 끈 풀어 놓고 앉아 있는 봉분들 사이로 서성이며 돌아다니던 나는
캄캄한 하늘 한 자락 찢고 얼굴 내밀고 있는 눈썹달에 구슬픈 소리 자분자분 걸어 놓고 소쩍새는 희디흰 꽃비따라 눈물을 어둠 속으로 나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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