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숙자의 봄 ☆ 햇살이 훑고 간 자리마다 한 장의 폐지처럼 얇아진 삶들이 널브러져 있는 서울역 대합실 몸이 마음을 떠난 버림받은 영혼들 시멘트 냉기처럼 파고드는 죽음의 그림자 앞에서 자라처럼 움츠리고 앉아 지나온 세월과 함께 졸고 있다 꿈이 오그라들고 좌절의 바람에 떨고 있는 숨은 그림자들 그들의 삶이 재활용될 수 있는 봄을 실은 열차는 보이지 않는다 오늘도, 그들은 동전 한 닢, 쓴 소주 한잔에 빈 둥지로 돌아갈 그날을 손꼽아 헤아리며 세월을 팔고 있다 언젠가, 새싹의 연푸른빛처럼 생생하게 차올라 벌거벗은 삶을 적실 수 있는 그런 봄날, 그들에게 찾아들기를 바랄 뿐이다. (용문초등40회 김지태 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