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이야기

제목컴교육 후기
작성자관리자 @ 2006.01.20 19:28:08
“선상님! 이거 제이가 어디래요. 피 하고 엠은 알겠는데 제이 는 암만 찾아도 없네요.”
  컴교육 후반부에 이메일을 설명하고 아이디 등록을 하는 중이었습니다. 
“이제 편지를 종이에 써서 주고받는 시대는 끝이났습니다.객지에 나가있는 자식들,
  손자들과 이메일로 소식을 주고받아 보십시요.전화로도 소식을 주고받지만
  문자로 주고받으면 감동은 배가 됩니다.
  아이디는 자기 이름의 영문 이니셜로 하든지 아니면 좋아하는 문자 아무거 라도
  좋습니다. 단 다른 사람과 중복될 가능성이 있으니 뒤에 숫자를 붙이는 게 무난합니다.
  보낸 편지를 자식이 읽었는지, 언제 읽었는지도 알수가 있고 미국이던 서울이던
  순식간에 편지는 전달이 되고.........우표 값도 안들이고........“
  하던 얘기를 멈추고 질문한 아주머니의 곁으로 다가가
 “제이는 여기 있네요”
 “아하! 제이가 이기구나 끈티가 꼬부랑한기...”
  이말을 듣는 순간 난 나의 무지에 내 뒤통수를 쳤습니다.
  영어 알파벳을 모르는 이 아주머니가 무지한게 아니고 명색이 가르친다는 내가
  배우고자 하는 이의 눈높이도 가늠치 않고 내 눈 높이로 지껄였으니…….
  최소한 이분에게는 이니셜이니,아이디니하는 컴교육중에 나오는 수많은 영어는
  모두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로 만 들렸으리라.
  내입에선“죄송합니다. 이놈의 무지가 아주머님을 힘들게 한거 같습니다”라고
  하고 싶었지만 말을 삼키며 조심스럽게 물어보았습니다.
 “학교는..”
 “학교요? 초등학교 억지로 졸업했지요.아부지가 때리 치우라 카는거 ...”
  그러자 옆의 아주머닌“나는 졸업도 못했다.4학년꺼지 댕깄는데 육성회비 안가온다꼬
  담임선생님이 손바닥을 회초리로 때리 사서 에라 모르겟다 이름 석 자는 쓸 줄 
  아이끼네..집에서 돈은 안주지..해서 치아삣다 아이가..내 못배운게 한이되서 
  우리 자석들은 대학 다 시킷다.짝지아 놓끼네 저거가 돈벌어 요새 대학원 댕긴다.
  미느리하고 둘 다.“
  자랑스럽게 말하는 이 아주머니의 마우스를 쥔 손을 문득 내려다보았습니다
내려다 본 손은 도시 여인들의 매끈하고
윤기나는,또 손끝에 화사한 매니큐어를
바른 손이 아닌 평생 쓴 화장품이 도시
여인들의 한달치 보다도 더 적게 사다 쓴,
어쩌면 나보다도 손마디가 더 굵고 거친 
투박 하기만 한 손 이었습니다
그러나 평생을 저 손으로 땅을 일구며
계절마다 쌀이며 콩된장에 참기름까지 
택배 불러 도시로 도시로 보따리 싸서 
보내며 늦은밤 시간 가는줄 모르고 콩을
고르던 그손.
자식들, 가족들 뒷바라지에 거칠어진
손이지만 내 눈에는 어느 도시 여인네의
손보다 고와 보였습니다.
그손에 자식들에게 이메일 이란걸 
보내 겠다고 마우스를 잡았습니다
다 늦은 나이에 컴퓨터란걸 배워 보겠다고 "영어 첫걸음 ABC"도 사서 들고 다니신분
덕신리에서,하금에서 십리길을 밤중에 걸어 다니며 하루도 안 걸르고 열심히 다니시던
늦깍이 컴초보님들,모두 내게는 감동 그자체였습니다.
내 필요에 의해 내가 필요로 하는것만 조금 아는,잔재주 몇가지만 아는 부족한 이사람이
이들에게 얼마나 도움이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컴퓨터를 켤줄알고 마우스만 제대로
움직여도 반은 성공이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오늘은 기분이 좋은날 입니다.
연습 메일을 제게로 성공리에 보내신 분이 있어...참 기분이 좋은 날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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