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이야기

제목서울에 내린 눈이 고향을 그립게 합니다
작성자관리자 @ 2005.12.04 13:06:03
 
 
 
 어제 저녁 부터 내리던 눈이  쌓이기 시작 하더니 서울의 지붕들도  눈을 뒤집어 쓰고 조용히들 솟아 오를 태양을 기다리는군요.
 이렇게 하얀 눈이 내린 날은 고향 냄새 지독한 청국장을 먹어야 될것 같아서 올케 언니께서 정성껏 만들어 보내신 청국장을 끓였습니다.
뚝배기 속에서 보글보글 끓는 청국장을 숟가락 끝으로 조금 떠서 홀짝 소리나게 맛을 봅니다. 혀 끝에 감기는 탑탑한 그 맛에 고개를 끄덕이며, 
 '그래, 냄새는 나거나 말거나, 나는 고향의 맛을 먹을거야. 그리고, 고향  냄새를 맡아야지........ 동생네를 불러서 오늘은 금당실 이야기나 하면서   날궂이 해야겠네.'
 
 어린날, 자다가 문에 붙여 놓은 작은 유리조각에 눈을 대고 밖을 내다 보면 마당이 하얗게 보일 때가 있었습니다. 아니! 눈이 왔잖아? 어린 마음에 반가와서 문을 열고 나가 보지요. 그런데 하늘 저만큼에 기울어지는  달빛때문이라는 걸 확인 하면 왜 그렇게 섭섭했던지요?
그 때는  눈이 오면 정말 좋아했어요.
하기는 눈사람 만들기, 미끄럼 타기,  눈싸움 하기, 고드름 싸움등등......
그런 것 보다는 신비하도록 눈 부신 깨끗함과 단순함이 좋았었나 봐요.
 
 눈이 내린 아침이면 어머니께서 아침 일찍
 " 아이구!....야들아,  눈이 하얗게 왔데이 빨리 나와 봐래이.빨리 안 나오면 다 씰어 붙인데이.' 
 그 말씀에 뒤집어 썼던 이불을 걷어차고 바쁘게 뛰어나와 눈이 오셨음을 반겼었지요.
  우리 집 마루에서 건너다 보이는 초등학교 소나무에 내린 눈꽃이 얼마나 아름다왔던지, 언제 부터인가 난, 금당실을 떠나기 전까지 눈이 오면 차분히 즐길수 있는 나만의 사치이자 여유의 공간이었어요. 내 지금까지 그렇게 우아하면서도 고운 눈꽃을 본 적이 없습니다.정말 잊을 수 없는  내 고향의 아름다운 겨울 모습이지요.
 
 오늘 아침 하얗게 내린 눈을 내다보면서 나는 용문 초등학교 소나무의 눈꽃을 바라 봅니다. 그리고 어느새 운동장에 새 발 자욱을 남기는 작은 계집아이가 되어 있습니다.
 내 어린 날 잔 뼈가 굵은 고향이 있기에, 아련한 추억이 있기에,가슴 가득 훈훈함을 간직하고 금당실을 향해 안부 전합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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