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이야기

제목오늘이 고맙습니다
작성자관리자 @ 2005.10.10 21:56:03

        오늘이 고맙습니다. 이 만큼 살아온 것만 해도 감사한 일입니다. 그것도 사지가 멀쩡하게 말입니다. 사람으로 태어났기에, 비바람도 피했고 세상이 무엇인지 헤아리며 살 수 있었습니다. 아들과 딸도 있어서 복 받은 일이군요. 빈 바다에 가을비가 내립니다. 몰려드는 밀물은 어제처럼 변함이 없어 한 치의 틀림도 없이 지구는 돌아가고 나를 버리지 않는 우주는 모두를 채워 외로움이란 그저 그런 투정일 뿐입니다. 살고 죽는 문제야 순리를 따르는 일이기에 병들건 가난하건, 그다지 문제되지 않아 남과 비교하여 내가 어떻게 살아왔는가보다 자신을 얼마나 소중히 여겼는가를 물어보아 저 바다에 가슴을 열어 놓아야겠습니다. 오십 여 년을 지켜온 내 붉은 심장에 물새가 날아들고, 파도가 밀려들어와 몸에 퍼진 혈관을 따라 세포 구석까지 끼룩끼룩 물새소리, 철썩철썩 파도소리, 어느덧 바다가 되어버린 오늘이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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