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당실 느티나무고향이 저물어간다. 때로는 눈물이 되고 상처가 되고 안개처럼 지워져도 느티나무는 세월을 버티고 있다. 금당실 온 내력을 오롯이 담고 있을 나이테. 마을이 생기기 전부터 풀씨로 묻혀 기다림 하나로 우리들 가슴 가슴마다 뿌리를 내렸을지도 모른다. 경사스런 날에는 푸른 손을 흔들고 잠 못 들어 뒤척이던 밤은 또 얼마였을까.오래 살다보면 그리움도 젖은 산조(散調)로 아픔이 되는구나. 바람이 가슴을 후비고 떠난다. 기력을 잃은 채 느티나무의 어깨에 기대어 졸고 있는 금당실. 넉넉한 그늘만이 꿈을 꾸고 있다. <정유준, 용문면 출생, 서울,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