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이야기
ㅡ 이해인 ㅡ
눈으로 마음으로
부지런히 찾아보면
기쁨은
참 많기도 하답니다
어디서나 마다 않고
기쁨이 될 수 있죠
남의 눈에 띄지 않아도
누가 와서
데려가지 않아도
불행하다고 여긴 적이 없어요
조그맣게 살아 있는 것도
얼마나 큰 축복인데요
태풍 속에도
웃을 수 있는 힘을 키우며
열심히 열심히 살고 있어요
행복하다고 말하는 내게
봄바람이
"그래, 멋지다!"
밝게밝게 웃어 줍니다
냉이꽃
-안도현ㅡ
네가 등을 보인 뒤에 냉이꽃이 피었다
네 발자국 소리 나던 자리마다 냉이꽃이 피었다
약속도 미리 하지 않고 냉이꽃이 피었다
무엇하러 피었나 물어보기 전에 냉이꽃이 피었다
쓸데 없이 많이 냉이꽃이 피었다
내 이 아픈 게 다 낫고 나서 냉이꽃이 피었다
보일 듯 보일 듯 냉이꽃이 피었다
너하고 둘이 나란히 앉았던 자리에 냉이꽃이 피었다
너의 집이 보이는 언덕빼기에 냉이꽃이 피었다
문득문득 울고 싶어서 냉이꽃이 피었다
눈물을 참으려다가 냉이꽃이 피었다
너도 없는데 냉이꽃이 피었다
내 고향 금당실엔 누렁이가 희망을 갈고,
봄 나물향이 온 동네를 군 침 돌게 한다는데,
청소년 수련장 앞뜰에 산수유도 별꽃을 달고,
무당벌레도 봄 맞이를 나왔다는데,
어제 난 봄나들이도 못하고 하루종일 집안에서 빈둥빈둥........
아지랭이 아른대는 고향 언덕배기에서 냉이랑 쑥이랑 뜯어서 콩가루 묻혀 쑥국 끓이고 냉이 넣은 된장찌게 한 소큼 끓여서 뚝 떠 엊어 먹으면 봄도 먹고 건강도 먹을텐데.....
엄마 잃은 아이마냥 하루종일 안절부절 시간만 죽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