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이야기

제목어느 어머니의 마음
작성자관리자 @ 2005.03.10 11:55:57
어느 어머니의 마음 - 마을이야기 [1002쪽] -예천군 금당실마을

      *** 어느 어머니의 마음... ***

       

      미안하구나, 아들아...

      그저 늙으면 죽어야 하는 것인데...

      모진 목숨 병든 몸으로 살아

      네게 짐이 되는구나...

      여기 사는 것으로도 나는 족하다...

       

      그렇게 일찍 네 애비만

      여의지 않았더라도,

      땅 한평 남겨 줄 형편은 되었을 터인데...

      못나고 못 배운 주변머리로

      짐같은 가난만 물려 주었구나...

       

      내 한입 덜어 네 짐이

      가벼울 수 있다면,

      어지러운 아파트 꼭대기에서

      새처럼 갇혀 사느니

      친구도 있고 흙도 있는

      여기가 그래도 나는 족하다...

       

      내 평생 네 행복 하나만을

      바라고 살았거늘...

      말라 비틀어진 젖꼭지 파고 들던

      손주 녀석 보고픈 것쯤이야

      마음 한번 삭혀 참고 말지...

       

      혹여 에미 혼자 버려 두었다고

      마음 다치지 마라...

      네 녀석 착하디 착한 심사로

      에미 걱정에 마음

      다칠까 걱정이다...

      삼시 세끼 잘 먹고,

      약도 잘 먹고 있으니

      에미 걱정일랑은 아예 말고

      네몸 건사 잘 하거라...

       

      살아 생전에 네가 가난

      떨치고 살아 보는 것,

      한번만 볼 수 있다면

      나는 지금 죽어도 여한은 없다...

       

      행복하거라, 아들아...

      네 곁에 남아서 짐이 되느니,

      너 하나 행복할 수만 있다면  

      여기가 지옥이라도 나는 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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