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이야기

제목우리는 우리 40대를 이렇게 부른다.
작성자관리자 @ 2004.12.01 18:06:56
    40대... 우리는 우리를 이렇게 부른다. 동무들과 학교가는 길엔 아직 맑은 개울물이 흐르고, 강가에서는 민물새우와 송사리떼가 검정 고무신으로 퍼올려 주기를 유혹하고, 학교 급식빵을 뺏어가는 패거리들이 가장 싸움 잘하는 이유를 몰랐던 그때 어린 시절을 보낸 우리는 이름없는 세대였다. 생일때나 되어야 도시락에 계란하나 묻어서 몰래 숨어서 먹고, 소풍가던날 보자기 속에 둘둘 말은김밥, 찐 계란, 소주병에 종이붙인 사이다와 사탕1봉지중 사탕 반봉지는 집에서 기다리는 동생들을 위해 꼭 남겨 와야하는걸 이미 알았던 그시절에도 우리는 이름없는 세대였다. 일본 식민지 시절을 그리워 하는 사람들과 6.25를 겪은 어른들이 너희처럼 행복한 세대가 없다고 저녁밥상 머리에서 빼놓지 않고 이야기 할때마다 일찍 태어나 그시절을 같이 보내지 못한 우리의 부끄러움과 행복 사이에서 배고픔을 말없이 고구마와 물을 먹으며... 누런 공책에 "바둑아 이리와 이리오너라 나하고 놀자"를 침울한 몽당 연필로 호롱불 밑에서 쓰다가.. 단칸방에서 부모님과 같이 잠들때에도 우리는 역시 이름없는 세대였다. 배우기 시작할 때부터 외운 국민교육헌장 어디에 있었는지 대통령은 당연히 박정희 혼자인 줄 알았으며, 무슨 이유든 나라일에 반대하는 모든 사람은 빨갱이라고 배웠으며, 학교 운동장에서 고무공 하나로 60여명이 뛰어놀던 그 시절에도 우리는 이름없는 세대였다. 검은 교복에 빡빡머리 6년간을 지옥문보다 무서운 교문에서 매일 규율부원에게 맞는 친구들을 보며 나의 다행스런 하루를 스스로 대견해 했고, 성적이 떨어지면 손바닥을 담임 선생님에게 맡기고 걸상을 들고 벌서는 일을 당연하게 생각하였으며, 이름없는 호떡집, 찐빵집과 제과점에서 여학생과 손 한번 안잡고 빵만 먹었는데 학생 과외지도 선생님께 잡혀 정학을 당하거나, 교무실에서나 화장실에서 벌청소를 할때면 연애박사란 글을 등에 달고, 지나가던 선생님들에게 머리를 한 대씩 쥐어 박힐때도, 시간이 지나면 그게 무용담이 되던 그때도... 우리는 이름없는 세대였다. 빛깔좋은 유신 군대에서는 대학을 다니다 왔다는 이유만으로 복날 개 패듯 얻어 맞고 탈영을 꿈꾸다가도 부모님 얼굴 떠올리며 참았고 80년 그 어두운 시절 데모대 진압에 이리저리 내몰리며 어쩔수 없이 두편으로 나위어 진압군이자 피해자였던 그 때에에도 우리는 이름없는 세대였다. 선배세대들이 꼭 말아쥔 보따리에서 구걸하듯 모아서 겨우 일을 배우고... 혹시 꾸지람 한마디에 다른 회사로 갈까 봐 유능한 후배들에게 잘 보이려고 억지로 요즘노래 부르는 세대들... 아직은 스스로 젊다고 말하며 후배 세대들을 대변해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급료인상, 처우 개선 등 맡아서 주장하는 세대... 매를 제일 앞에서 맞는 우리는 이름없는 세대였다. 단지 과장, 차장, 부장, 이사 등... 조직의 걸리적 거리는 간부란 이유로 조직을 위해서라는 명목하에 조직을 떠나야 하는 세대들.. 노조원 신분이 아니어서 젊은 노조원들이 생존권 사수를 외치며, 드러누운 정문을 피해 쪽문으로 회사를 떠나는 세대들, IMF에 제일 먼저 수몰되는 세대, 미혹의 세대.... 오래전부터 품어온 불길한 예감처럼 맥없이 무너지는 세대, 이제 우리는 우리를 우리만의 이름으로 부른다. 선배들처럼 힘있고 멋지게 살려고 발버둥치다가 어느날 자리가 불안하여 돌아보니, 늙은 부모님은 모셔야 하고 아이들은 어리고, 가야할 다른길은 잘 보이지 않고, 벌어 놓은것은 한겨울 지내기도 빠듯하고, 은퇴하기에는 너무 젊고 도전하기에는 너무 늙은 사람들... 회사에서 이야기하면 알아서 말 잘듣고, 암시만 주면 짐을 꾸리는 세대, 주산의 마지막세대, 컴맹의 제1세대, 힘없는 어깨처진 세대 부모님에게 무조건 순종했던 마지막 세대이자 아이들을 독재자로 모시는 첫세대, 부모를 제대로 모시지 못해 처와 부모사이에서 방황하기도 하고, 아이들과 놀아주지 못하는걸 미안해 하는 세대, 이제 우리는 우리를 이들에게 == 퇴출세대 ==이라는 이름표를 붙여주고 그리 부른다. 50대는 이미 건넜갔고, 30대는 새로운 다리가 놓이길 기다리는 이 시대의 위태로운 다리 위에서 바둑들의 사석이 되지 않기 위해 기를 쓰다가... 늦은밤 팔지 못해 애태우는 어느 부부의 붕어빵을 사들고 와서 아이들 앞에 내놓았다가 아무도 먹지 않을때, 밤늦은 책상머리에서 혼자 앉아 국화빵 생각하며 우물거리며 먹는 우리세대들.. 모두들 이름을 가지고 우리를 이야기 할때, 이름없는 세대였다가 이제야 당당히 그들만의 이름을 가진 기막힌 세대, 바로 이땅의 40대!!!! 고속 성장의 막차에 올라 탔다가 이름 모르는 간이역에 버려진 세대, 이제 우리가 우리를 퇴출이라고 부르는 세대, 진정 우리는, 이렇게 불림을 운명으로 받아들이며 살아가야하는 우울한 세대들... 오늘도 상념에 잠기어 본다. - 하늘 천사-

마을소식

마을이야기 [1066쪽]페이지의  홈페이지URL 정보를 담고 있는 QR Code 입니다. 홈페이지 주소는 https://ycg.kr/open.content/geumdangsil/news/talk/?i=124906&p=1066 입니다.

이 QR Code는 현재 보시는 <마을이야기 [1066쪽]페이지>의 홈페이지URL 정보를 담고 있는 QR Code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