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이야기

제목노신사11
작성자관리자 @ 2004.11.30 10:00:42
한참이 지나서 아내는 입을 열었다
"우리 이거 해요"
"그러니까 3억이면 다 해결나냐구 물었잖아?"
"아니요. 그렇지만........."
"일어납시다. 돈이 많이 부족해. 힘들게 시작은 하지 않는게 좋아"
"나 이거하고 싶어요"
"당신 왜 그래?"
"그럼 도대체 뭘 하겠다는 거에요. 동네 치킨 집이라도 하겠다는 거야 뭐야"
"일어나서 일단 집으로 가자고"
노신사는 자리에서 일어나 커피숍을 나갔다
아내는 한참 동안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았다
집으로 돌아온 노신사는 담배만 피고 있었다
말이 3억이지 그게 얼마인데........
단돈 만원이 없어서 밥을 굶고 하는 세상에 3억이라니........
아내의 행동에 어이가 없었다
노신사는 아내가 돌아 올때까지 담배만 피우고 있었다
집으로 들어선 아내는 주방으로 들어 가 나오지 않았다
노신사는 주방에 있는 아내에게 다가갔다
"얘기 좀 하지"
"무슨 얘기?"
"우리가 지금 그 정도 형편이 아니잖아. 그런데 하겠다고 억지를 부리면 어쩌란 거야"
"왜 안된다고 그러는 건지..."
"그럼 당신은 가능하다는 거야. 어떻게 "
"당신 퇴직금에 우리집을 담보로 대출좀 받고 그리고 사채좀 ......"
"이사람이 지금"
"왜요?"
"당신 지금 제 정신이야. 대출에 사채까지 쓰자는 거야 지금?"
"왜 안되는 건데..... 그럼 그 정도도 생각을 안했단 말야"
"제 정신이 아니군"
"그래 나 제정신 아니야. 도대체 당신이 생각한건 뭔데?"
"작게 시작해. 우린 아무 경험도 없잖아"
"남들도 다 하는데 왜 안된다고만 하는 거야. 아니 내가 그 돈을 어떻게 할까봐 그래"
"정신 차려 지금 우리 형편이 어떤지 알고 그런 소리를 하는거야. 이러지마"
"형편 형편하는데 그래 말해봐. 도대체 어느 정도인데......"
"퇴직금 해봐야 얼마 안되는거 몰라서 그래. 그리고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으면 얼마나 받을수 있다고 그래. 당신이 생각하는 것 만큼 세상이 만만한게 아니야"
"누가 만만하다고 그랬나...."
"그리고 사채....그 사채가 얼마나 무서운건지 알고나 그래. 이자가 얼마나 무서운데 이 사람이 겁도 없이......"
"왜 당신은 겁부터 내는 거야?"
"겁을 내는게 아니라 사실이 그런거야. 회사에서도 급하면 사채를 쓰는데 그 이율이 얼만줄이나 알고 당신 그래. 그러니 여기서 접자. 다른걸로 알아 보자. 안되면......"
"안되면?"
"내가 다시 취직해야지"
"취직? 지금 당신이 다시 취직한다고 그랬어. 당신이 다시 취직을 하면 내 손에 장을 지진다 장을 지져....."
악을 쓰듯 말하는 아내의 모습에 노신사는 말을 잇지 못했다
왜 또 예전에 아내로 돌아간 걸까?
한동안 아내는 너무도 다정한 사람이었다
그런 아내가 왜 갑자기 저리도 변한 것일까....
다시 초라해지는 자신의 모습에 길게 한숨만이 나왔다
아내가 무조건 그 커피숍을 하려고 하는 게 이해가 가지 않았다
노신사는 다시 집을 나와 아내와 함께 갔던 커피숍에 갔다
여전히 그곳엔 손님이 많았다
노신사는 망설여졌다
아무리 장사가 잘 된다고 해도 무리를 해서까지는 일을 벌여서는 안될 것 같았다
노신사는 커피숍 옆에 있는 작은 분식 집에 들어갔다
김밥과 라면을 시켜놓고 앉아 생각에 잠겨 있었다
아무리 복잡한 생각이 있어도 배가 고픈 건 어쩔 수 없는 일인가 보다
가장 기본적인 생리적 현상이니.....
"맛있게 드세요"
김밥과 라면을 노신사 앞에 놓으며 주인 아줌마가 말해다
노신사는 가볍게 눈인사로 대신했다
작은 곳이지만 장사가 꽤 잘 되는지 손님이 많았다
계속 손님이 들어오고 있었다
"이모 저희 왔어요"
"그래 어서와"
"배고파서 못살겠네. 저희들 김밥하고 떡볶기, 순대주세요. 오뎅 국물도 주시고요"
"그래 알았어. 오늘은 왜 이렇게 늦었어"

"말도 마세요. 손님이 많아서 밥 먹을 시간도 없다니까요"
"그런데 왜 가게를 내 놓은 거야?"
"사장님이 아프셔서 시골로 내려가신 다나봐요"
"그래. 그럼 가게는 나갔어?"
"아직이요. 사람들은 많이 오는데 가격이 안 맞나봐요"
"얼마나 하는데 그래?"
"왜 이모가 하시게요?"
"내가 무슨 돈이 있어서 그걸해. 그냥 물어 보는 거지"
"권리금만 한 1억5천이라고 들은 것 같아요"
"뭐 권리금이 1억5천?"
"네. 거기다 보증금이랑 시설비하고 기계랑 식기랑 해서 3억정도 한다는 것 같더라구요"
"에고 그렇게나 많이 ......"
"자리를 잡아서 손님이 많잖아요"
"그래도 너무 비싸다 3억이면....."
"이모 그것도 서로 하겠다고 지금 난리 에요. 나 같으면 그 돈으로 다른걸 하지 ...."
"왜?"
"이모 얘기 못 들으셨어요?"
"무슨 소리?"
"이 앞에 지금 건물 하나 짖고 있잖아요"
"응 그건 왜?"
"그 건물 주인이 거기다가 커피숍부터 다 한다고 하잖아요"
"다 하면..."
"주점도 들어오고 옷 집 악세 사리 뭐 그런 거죠.
젊은 사람 위주로 복합건물을 만든다고 하더라구요.
그럼 이 근처 가게 죽을 집 많을 꺼에요. 아마 우리도 타격이 많을 꺼에요.
그래서 서둘러 가게 내 놓은 것 같더라구요"
"그래"
"이모야 뭐 신경 안 써도 되지만요"
"내가 왜?"
"이모야 우리들이 와서 먹는데 뭐가 문제 에요"
"그런가"
"그럼요. 맛있다. 이 맛을 어디 가서 느껴요"
"많이 먹어"
노신사는 그들의 대화에 정신이 멍해졌다
자신의 아내가 하겠다고 버티는 그 커피숍 얘기인 것이다
분식 집을 나온 노신사는 그들이 말한 건물을 찾아갔다
정말 조금 걸어가니 건물 하나가 올라가고 있었다
노신사는 다시 뒤돌아 걸었다
만약 그 건물에 그런 것들이 들어선다면 다른 곳에
가게들이 타격을 입을 건 뻔한 일이였다
아내에게 이 이야기를 하면 포기를 할까.......
노신사는 집으로 돌아오는 발걸음이 조금은 가벼워졌다
노신사가 집으로 들어서는데 아내가 외출을 하려고 했다
"당신 어디 가려고"
"어딜 가든 당신이 무슨 상관이야"
"나랑 얘기해"
"무슨 얘기를 또 해? 나 당신하고 할 말 없어"
"아니 난 있어. 아까 그 커피숍 말야"
"왜?"
"그곳에 가까운 곳에 건물이 하나 들어서고 있어"
"그래서?"
"그 건물에 젊은 사람들 취향에 맞는 복합 건물이 들어선다는 거야"
"그래서"
"그래서는 무슨 그래서야"
"당신은 무조건 안 되는 것만 말하는데 내가 무슨 말을 해"
"당신이 알아봐. 내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
"내가 왜 알아 봐야 하는데"
"왜 그래 정말"
"당신이야 말로 왜 그래?"
"이러지 말자 . 우리 집 생사가 걸린 문제야"
"생사는 무슨......"
"그냥 작은 분식 집 하면 안될까?"
"뭐 분식 집? 음식은 누가하고?"
"그건 당신이 하고 나머지는 내가 다 할게. 당신 조리사 자격증도 있잖아"
"누가 분식 집 하려고 조리사 자격증 딴 줄 알아. 난 못해. 할려면 당신 혼자 해"
"여보 왜 그러는 거야. 당신 이런 사람 아니었잖아. 이러지 말자"
"난 분식 집 못해. 그러니 더 이상 말하지마. 나 혼자라도 그 커피숍 할거야"
"당신이 무슨 재주로 그걸 한다는 거야. 돈이 한 두 푼도 아닌데"
"걱정하지마. 돈은 만들면 되니까"
"설사 그 많은 돈이 있다고 해도 그래. 지금 그곳에 건물이 들어서는데 왜 그걸 하려고 그러는 거야. 망하고 싶어?"
"망하긴 누가 망해. 당신은 빠져 내가 알아서 할꺼니까"
"이러지 마라.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야"
"누가 안되다고 하는데 ... 난 할 수 있으니까 방해하지마"
"당신 집문서 어디 있어?"
"집문서는 왜?"
"당장 가지고 와"
"왜?"
"통장은 내가 가지고 있으니까 집문서하고 내 인감 이리 가지고 와"
"몰라"
"모르긴 뭘 모른다는 거야. 어서 가지고 와"
"지금 없어"
"지금 없다니 그게 무슨 소리야?"
"말 그대로야. 없어"
"당신 혹시 벌써........"
"그래 이미 담보로 들어갔어. 그러니 포기해"
"여보?"
"난 부엌에서 동동거리고 싶지 않아"
"그렇다고 어떻게 한마디 말도 없이 그럴 수가 있어. 당장 다시 찾아와. 어서"
"늦었다고 했지. 나 지금 계약하러 가는 거야"
"미쳤군 . 정말 미쳤어. 안돼. 절대 안돼"
"당신이 안 되는 거지 난 되니까 그런 줄 알아"
노신사의 아내는 현관문을 열고 나가 버렸다
노신사가 아내의 팔을 잡았지만 소용이 없었다
냉정하게 팔을 뿌리치고 나가 버리는 아내를 멍하니 쳐다보았다
저 고집이 분명 무슨 일을 저질르지.........
노신사는 급히 아내를 따라 집을 나섰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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