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유럽 3개국 공동 학술대회 발표장에는 유난히 눈길을 끈 논문 발표자가 있었다. 캠브리지대학 화학공학과의 박사후 연구원 박철환 박사가 그 주인공. 29세의 젊은 나이에 벌써 SCI 논문 20여편과 8개의 특허 출원 및 기타 학술발표 등을 합치면 150여편의 연구실적을 내고 있는 의욕 넘치는 젊은 과학자이다. 이번 학술대회에 ‘생물학적 폐수처리 공정 중의 과잉 바이오매스 최소화 및 무배출 공정 전략’이라는 논문 발표를 통해 기존의 화학공학에 환경공학과 생물공학, 분자생물학 그리고 나노과학 개념이 접목된 기술을 선보여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다. 생활폐수와 공장폐수 등을 친환경적으로 바꾸려면 미생물을 이용하는데, 이 과정에서 원하지 않는 미생물 찌꺼기(바이오매스)가 대량으로 생산된다. 이를 재처리하는 데만 연간 33억 파운드(2000년 유럽 기준)가 지불되고 있다. 최근 청정공학 분야에서는 폐수를 효율적으로 분해하는 신종 미생물을 발굴하는 연구보다는 이들이 발생시키는 과잉 바이오매스를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기술 개발에 많은 연구자들이 경주하고 있다. 그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기본 원리와 새로운 아이디어를 접목하여 폐수 처리공정을 효율적으로 설계해 궁극적으로는 과잉 바이오매스가 전혀 발생하지 않는 기술을 개발 중이라고 한다. 영국으로 오기 전 한국생산기술연구원에서의 생활이 지금 연구의 아이디어와 결과에 밑거름이 되었다는 박 박사는 영국에서의 과학연구의 가장 큰 장점을 ‘분위기’라고 말한다. 생활 전반에 걸쳐 과학적 문화가 베어있는 영국이야말로 새로운 과학연구의 최적지라는 설명. 또한 매일 30분씩 갖는 학과 내 티타임에서 연구원들 간에 격의 없는 과학 토론이 이뤄지는데, 이때 창의적 아이디어가 많이 나온다며, 한국에 돌아가면 이런 시스템을 꼭 도입하고 싶다고 말한다. 최근 이공계 기피 현상에 대해서는 한국과 영국의 과학 기술 잠재력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문제는 영국에 비해 한국이 사회 전반적으로 과학문화에 대한 이해와 기반이 아직 부족하다며 과학자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과 과학문화 전반에 대한 투자가 좀더 활발히 이뤄지면 이공계 기피 현상은 없어질 것이라고 말한다. 과학은 신이 우리에게 내린 선물이지만 이를 잘 발전시키고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일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박 박사. 한국인 특유의 창의성과 근면함으로 무장된 그가 영국 생활에서 터득한 과학문화에 대한 포괄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21세기 무공해 청정기술 개발의 견인차 역할을 훌륭히 수행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