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이야기

제목▒ 으름과 다래와 산초가 익어가는 어림성지 ▒
작성자관리자 @ 2004.09.19 21:38:09
흔히들 하늘목장이라고 부르는 선동 꼭대기에 다녀왔습니다.
어림성지 라고도 하시대요.
예전에 어느 임금님이신지는 모르지만, 피난길에 잠시 쉬어갔던
곳이라서 어림성지라고 한다고 합니다.
꼬불 꼬불 산길을 달려 인적이라곤 더 이상 없을것 같은 산꼭대기에 다다르면
세상에 이런곳이 있나 싶게 넓은 분지가 나타나고, 넓은밭이 나타납니다.
그곳이 하늘목장입니다. 곧 양수발전소가 들어설 곳이기도 하구요
산으로 오르던 길에 잠시 청룡사에 들렀습니다.
한낮의 산사는 절을 단장하시는 스님들의 손길로 분주했는데요.
두분의 스님께서는 가지치기를 하고 계셨고, 한분은 시장 볼 목록을 적고 계셨습니다.
청룡사는 석불이 있는곳으로 유명합니다.
법당안은 촬영금지 구역이라 석불사진을 찍진 못했답니다.

청룡사  주변에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예쁜꽃입니다.
이름 아시는분 알려주세요. 무더기로 피어 있으니까 얼마나 이쁘던지..^^

이름 모를 들꽃들이 지천으로 핀 산길을 따라 조금 더 걸어가면 아무것도 없을것 같은
그곳에 이렇게 시원한 물줄기를 가진 작은 폭포가 있습니다.
맑은물소리와 새소리가 가을산을 더욱 운치있게 해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폭포앞에 모델이 어디서 많이 보던분이죠? ㅎㅎ
용문면사무고 이동훈 주사님이십니다. 오늘 또 시 한수 읊으시겠는데요.
 

이거 뭔지 아세요? 으름입니다.
전 이십년도 더 전에 보고 처음 봤어요. 얼마나 반갑고 신기하던지 따 보려고 버둥대다가
넘어져서 옷을 다 버렸지만, 그런것 쯤이야 아무렇지도 않았답니다.
 

다 익어서 벌어진 으름입니다.
안에 하얀속을 먹으니 입에서 살살 녹네요. 어릴때 기억이 절로 났습니다.
어릴때 산에 다녀오시는 할머니의 다래키에서 나오던 그 으름의 맛 그대로였어요.
퇴근후 할머니께 가져다 드렸더니 너무나 좋아하시면서 눈물을 그렁이셨습니다.
작은 산열매 하나가 이렇게 많은 감동을 줄수도 있네요^^
 
드디어 하늘목장에 도착했어요. 지금 밭에서 잘 자라고 있는것들은 무우예요.

꺄아~ 이게 뭡니까? 보리뚝이예요.
논둑에서 보던 알이 굵은 개량종 보리뚝이 아니고 이십년전에 보던 그 보리뚝입니다.
팥알만큼이나 작은 열매에 흰점이 콕콕 박힌 토종 보리뚝~!
정말 심봤다~아니 보리뚝 봤다~를 외치고 싶은 순간이었답니다.

드디어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오늘 산행의 목적은 다래따기였거든요.
얼마나 많이 달렸는지, 너무 좋아서 정신을 차릴수가 없었습니다.
벌써 익은것들은 단내를 풀풀 풍기고 있네요. 따서 담는건 잠시 잊어버리고
그져 따먹기에 바빴답니다. 이게 얼마만에 보는 다래맛이냐? 이러면서요.
 
많이도 달렸죠? 정말 주렁주렁입니다.
줄기를 잡아 당겨서 한웅큼 따내면 그 뒤에 숨엇던 다래들이 또 나오고..또 나오고..^^
마치 보물찿기를 하는듯 잎새 뒤에 숨은 다래들이 끝없이 달려 나옵니다.
 
열심히 다래를 따고 계십니다.
사실 처음에 도착해서 서너개 따시더니 계속 주변 경치만 바라보면서 탄성만 지르셨답니다.
그래서 저한테 계속 원망을 들으셨지만, 꿋꿋이 구경만 하시더라구요.
 
이건 다들 아시죠? 잘 익어서 윤기가 반질거리는 산초랍니다.
산초가시에 찔려가면서 열심히 산초를 따고 있어요.
아직 좀 덜 여문것들도 마당에 널어 놓으면 익는다고 하시더라구요.
 
산초나무 옆 묘지에 세워진 이장안내문입니다.
곧 양수발전소가 들어설 예정이니 연고자는 이장을 하세요 라고 쓰여있답니다.
정말 양수발전소가 들어설곳이 맞구나 실감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산에는 주인 없는 밤나무들이 많이 있었는데, 송이는 작지만 토실 토실 잘 여문 밤들이
많이도 달려 있었습니다.
저랑 밤 털러 가실분 ~!! 손들어 보셔요~!!

무우밭에서 열심히 일하시는 분들을 만났습니다.
한개 쑤욱 뽑아 올린 무우가 튼실하니 잘 여물었습니다.
 

이렇게 멋진 산과 하늘~ 갈대밭!

이 아름다운 곳이 이제 곧 들어설 양수발전소로 인해 없어진다 생각하니
가슴이 싸하니 아팠습니다.
더 나은 예천의 미래를  위해 하는일이라지만, 아쉬움이 많이 남는 하루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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