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이야기

제목우적가(遇賊歌 향가집 3)
작성자관리자 @ 2004.08.25 20:06:41


우적가(遇賊歌)               영  재

 

제 마음의

참 모습 모르던 날은

분주히 지내다가

이제사 티끌 세상 등지고

산 속으로 가나니다.

 

다만 올곧잖은 산적을 만나

다시 저잣거리로 돌아갈 수야!

저 칼에 찔리면

좋은 세상 고대 오지만.

 

아아! 나의 적선(積善)으로는

아직 피안에 당도하지 못하리.(피안 : 진리를 깨닫고 도달할 수 있는 이상적 경지)

 
  신라 원성왕 당시 영재라느 훌륭한 스님이 계셨다. 서라벌의 생활을 청산하고 지리산으로 은거하러 가던중 대현령이라는 고개에서 산적 일당을 만났다. 그들은 다짜고짜 스님을 결박하고 재물을 취하려 했지만 별로 쓸만한 재물을 발견할 수 없었다.
  영재스님은 산채에서 하룻밤을 묵으면서 도적 일당과 많은 대화를 했으나 그래도 도둑들은 밀고를 두려워해 스님을 죽이려 했다. 그러나 영재 스님은 두려워하기는 커녕 무한한 연민의 정으로 그들을 교화했다. 그리고 우적가를 부르면서 마음 찾는 공부를 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도둑들은 감동하여 가지고 있던 비단 두필을 드리니 영재스님 왈 "재물이 지옥으로 가는 근본임을 알고 이제 산속에 은거하려는데 어찌 이런 것을 받겠소?" 하고 사양했다.
  이에 이튿날 70명의 도적은 마음을 돌이켜 머리를 깎고 영재스님의 제자가 되어 지리산으로 수도하러 떠난다. 이 때 영재스님의 나이 아흔에 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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