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이야기
제목무릎 끓은 영의정 - 이윤정(예천신문에서)
선조 때 영의정 이덕형은 혼조삼신(昏朝三臣)이라 하여 임진왜란이 몰아온 국난을 구제해 낸 재치있고 덕이 많은 한국사상 손꼽는 정치가다.
그의 영의정 시절에 있었던 일이다. 어느 날 정청(政聽)에 앉아있는데 전갈이 들기를 어느 누더기 옷 입은 누추한 노인 한 분이 문전에서 이덕형 대감을 만나고자 한다는 것이다. 누추한 백성이면 대감에게 물어보기도 전에 내쫓아 버리는 것이 관례지만 이덕형 대감만은 그러하지 못 하도록 분부했다.
어디 사는 누군가를 확인하더니 대감은 반사적으로 자리에서 일어날 정도로 놀랐다. 이덕형은 신발도 신지 않고 달려갔다고도 하고 신발을 거꾸로 신고 달려갔다고도 한다.
정청의 합문 밖까지 달려나가 누추한 노인을 정중히 모셔 안에 들게 하였다. 앉으려 하지 않는 것을 굳이 상석에 앉혀 놓고 정승의 복장인 관대와 조복을 벗고 흰 바지저고리 차림으로 정중하게 엎드려 절을 하는데 허리를 들지 않았다. 이 누더기 두루마기의 촌로는 다름 아닌 이덕형의 소시적 서당의 훈장이었다.
이를 본 주변의 아전들은 입을 벌려 다물지 못하고 선비들은 감복하여 얼굴을 들지 못했다고 한다. 이 스승이 떠날 때 이덕형은 옛 은공에 보답하는 뜻으로 볏섬을 지워 딸려 보내자 황급하게 되돌아 온 이 누더기 노인은 호령을 하여 영의정을 무릎 꿇여 앉히고는 고함을 질렀다.
“내가 가르치지 않은 일을 하고 있으니 나를 스승으로 부르지 말라” 하고 돌아서는 것이었다.
끼니를 못 잇는 누더기 스승에 대한 정표인데도 사도에 이토록 완강했던 우리들의 선조 스승의 자세를 요사이 학교에 종사하는 우리 교원들이 적극적으로 본받아야겠다. 아울러 현대교육은 인정과 인성이 바닥을 치는 것 같아 아쉬움이 많다. 많은 사람을 훌륭히 교육하는 것도 좋지만 한 사람의 그릇된 낙오자를 만들어 사회에 누를 끼쳐서는 절대로 안 되겠다는 생각이 늘 자리하고 있다. 우리 사회에는 부모와 스승과 사회의 은혜를 반드시 감지하며 베풀 줄 아는 사람이 필요하다.
은혜를 아는 것을 지은(知恩)이라 하고, 은혜를 느끼는 것을 감은(感恩)이라 하고, 은혜에 감사하는 것을 사은(謝恩)이라 하고, 은혜에 보답하는 것을 보은(報恩)이라 한다. 은혜를 배반하는 것이 배은(背恩)이요, 은혜를 망각하는 것이 망은(忘恩)이다. 배은은 인간의 죄요, 망은은 인간의 수치다. 세상에 배은망덕(背恩忘德)처럼 비열한 것은 없다.
<이윤정, 칠곡 왜관중앙초등 교장, 풍양면 출생>
그의 영의정 시절에 있었던 일이다. 어느 날 정청(政聽)에 앉아있는데 전갈이 들기를 어느 누더기 옷 입은 누추한 노인 한 분이 문전에서 이덕형 대감을 만나고자 한다는 것이다. 누추한 백성이면 대감에게 물어보기도 전에 내쫓아 버리는 것이 관례지만 이덕형 대감만은 그러하지 못 하도록 분부했다.
어디 사는 누군가를 확인하더니 대감은 반사적으로 자리에서 일어날 정도로 놀랐다. 이덕형은 신발도 신지 않고 달려갔다고도 하고 신발을 거꾸로 신고 달려갔다고도 한다.
정청의 합문 밖까지 달려나가 누추한 노인을 정중히 모셔 안에 들게 하였다. 앉으려 하지 않는 것을 굳이 상석에 앉혀 놓고 정승의 복장인 관대와 조복을 벗고 흰 바지저고리 차림으로 정중하게 엎드려 절을 하는데 허리를 들지 않았다. 이 누더기 두루마기의 촌로는 다름 아닌 이덕형의 소시적 서당의 훈장이었다.
이를 본 주변의 아전들은 입을 벌려 다물지 못하고 선비들은 감복하여 얼굴을 들지 못했다고 한다. 이 스승이 떠날 때 이덕형은 옛 은공에 보답하는 뜻으로 볏섬을 지워 딸려 보내자 황급하게 되돌아 온 이 누더기 노인은 호령을 하여 영의정을 무릎 꿇여 앉히고는 고함을 질렀다.
“내가 가르치지 않은 일을 하고 있으니 나를 스승으로 부르지 말라” 하고 돌아서는 것이었다.
끼니를 못 잇는 누더기 스승에 대한 정표인데도 사도에 이토록 완강했던 우리들의 선조 스승의 자세를 요사이 학교에 종사하는 우리 교원들이 적극적으로 본받아야겠다. 아울러 현대교육은 인정과 인성이 바닥을 치는 것 같아 아쉬움이 많다. 많은 사람을 훌륭히 교육하는 것도 좋지만 한 사람의 그릇된 낙오자를 만들어 사회에 누를 끼쳐서는 절대로 안 되겠다는 생각이 늘 자리하고 있다. 우리 사회에는 부모와 스승과 사회의 은혜를 반드시 감지하며 베풀 줄 아는 사람이 필요하다.
은혜를 아는 것을 지은(知恩)이라 하고, 은혜를 느끼는 것을 감은(感恩)이라 하고, 은혜에 감사하는 것을 사은(謝恩)이라 하고, 은혜에 보답하는 것을 보은(報恩)이라 한다. 은혜를 배반하는 것이 배은(背恩)이요, 은혜를 망각하는 것이 망은(忘恩)이다. 배은은 인간의 죄요, 망은은 인간의 수치다. 세상에 배은망덕(背恩忘德)처럼 비열한 것은 없다.
<이윤정, 칠곡 왜관중앙초등 교장, 풍양면 출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