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이야기
제목▒ 호박 숭숭 썰어넣고 감자 숭숭 썰어넣고 ▒
어릴때 할머니가 국수를 하시는 날이면
동생과 저는 잠시도 곁을 떠날줄 몰랐습니다.
할머니가 국수를 다 썰고 남은 끝부분(국수꼬랑지)를
가마솥에 불때고 남은 재불에다가 구워주곤 하셨거든요.
타닥 타닥 소리를 내면서 국수꼬랑지가 부풀어 오르면
뽁뽁 소리가 나면서 너무 많이 부풀어 오른곳이 터지곤 했었는데요.
그때는 그게 왜 그리도 맛있었던지....^^
안동식당에 들렀는데 주인아주머니께서 칼국수를 밀어 놓으셨드라구요.
조금만 더 일찍 갔더라면 밀고 계시는것도 봤을텐데..^^

밀가루와 콩가루가 적당히 잘 섞여야 구수한 칼국수가 된답니다.
물론 주워들은 이야기지요.

이야~기가 막히게 간격이 똑같게 썰고 계시네요.
꼭 기계가 썰은것 같아요.
저희할머니 안반은 국수 밀때랑 썰때 꼭 흔들거렸는데 이건 안 흔들리네요. 했더니
안반 밑에 받혀두신 신문뭉치를 꺼내 보여주십니다.
옛날건 다 이래~ 반듯한게 뭐있었나? 그러십니다.
어릴때 할머니가 국수를 밀면 밑면이 울퉁불퉁하던 안반이 늘 쿵덕쿵덕 소리를 냈어요.
전 그 소리에 맞춰서 고개를 끄덕이면서 놀았구요.
지금 생각해보니까 울할머닌 왜 종이같은걸 괴어서 쓰지 않으셨을까요?
옆에서 그 소리 따라 놀고 있는 저 때문에 일부러 그러셨을까요?

정말 자로 잰듯이 똑같이 썰으셨네요.

이제 드디어 설설 끓는물에 국수가 들어갑니다.

양은냄비 한가득 국수가 끓고 송송 썰은 호박도 한주먹 집어 넣고......^^

드디어 칼국수가 완성되었습니다. 간장 한숟가락 푹 퍼넣고 먹을랍니다.
저그릇 제거에요^^

방금 가마솥에서 떠내서 누름판에 누른 두부한모를 덤으로 주셨습니다.
저기 옆에 있는 정구지김치에 둘둘 말아먹었더니 그 맛이 기가 막히던데요.
아..또 먹고싶다.

가마솥 옆에서 새참 드시는 어르신들을 뵈었습니다.
일은 안하시고 새참만 드시면 어떡해요? 했더니 시장에 배에 씌울 봉지사러
갔다 오는길인디... 새참 묵으문 안되는감? 하시네요.
그러면서 드시던 돼지고기 한저름을 집어 주시는데요.
어르신~ 저 간은 잘 안먹어요! 야들 야들 살코기로만 주셔요!

우리 배밭에 꼭 놀러와~ 하고 허허 웃으십니다.
네에~ 꼭 갈께요! 새참은 꼭 준비해두세요. 아셨죠?
맛있는 칼국수와 손두부~! 손으로 덥석 집어주신 돼지고기 한저름!
모든거에 정이 듬뿍 듬뿍 묻어납니다. 어르신들! 오래 오래 건강하셔요!!
